최종 업데이트: 2026년 05월 20일
5월 15일 금요일, 애리조나대학교 졸업식 단상에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가 올랐습니다. AI가 가져올 변화는 지금까지 그 어떤 것보다 크고 빠르고 결정적이라고 말한 순간, 객석에서 야유가 터졌죠. 한때 실리콘밸리의 얼굴이었던 사람이 학생들 앞에서 야유받는 장면은, 미국 데이터센터 관련주에 대해 한국 투자자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의 압축본에 가깝다고 봅니다.
이건 단순한 분위기 변화가 아닙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156조 원 규모 데이터센터 48건이 주민 반대로 좌초됐고, 2026년 1분기에만 20건이 추가로 취소됐어요.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라는데, 한국 전력기기·AI 인프라 종목을 들고 있다면 이 숫자를 한 번쯤은 점검해볼 만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1년 사이 미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2024년만 해도 미국 데이터센터 신축은 빅테크 자본지출 증가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런데 2025년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어요. WSJ 원문 보도(2026년 5월 19일자)에 따르면, 미시간 디트로이트에서 시작된 반대 시위가 미주리 페스투스, 인디애나폴리스,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번졌습니다. 1년 사이 일어난 일이 너무 빨라서 여론조사 기관들도 ‘이렇게 빨리 정서가 뒤집힌 사례는 본 적 없다’고 말할 정도네요.
2025년 — 156조 원이 막힌 해
Data Center Watch 집계 기준 작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156조 원 규모 데이터센터 48건이 주민 반대로 보류·취소됐습니다. 지자체 단위에서 인허가가 막힌 경우가 가장 많았고, 일부는 주(state) 차원 모라토리엄으로 좌초됐죠. 미주리주 페스투스 시의 경우, 약 6조 원 규모 데이터센터를 승인한 시의원 4명이 일주일 뒤 주민투표로 해임됐습니다. 이런 사례는 단순한 ‘내 집 앞에 짓지 마라'(NIMBY)를 넘어선 정치적 시그널입니다. 데이터센터 관련주를 들고 있는 사람이라면 단순한 동네 민원으로 치부할 일이 아닙니다.
반대 운동의 핵심 동력은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소비자 반발,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우려, 그리고 환경·소음 문제입니다. 디트로이트에서 한 광고 디렉터는 본인 명의로 규제 공청회에 의견서를 냈는데, “미시간에 데이터센터를 절대 들이지 말라”는 직설적 표현을 썼다고 합니다. WSJ 인터뷰에 등장한 표현 그대로입니다.
2026년 봄 — 분기 사상 최고 취소건수
기후매체 Heatmap 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1분기에만 데이터센터 20건이 주민 반대로 취소됐어요.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입니다. 4월에는 인디애나폴리스의 한 시의원이 데이터센터를 승인한 뒤 자택 현관문에 13발 총격을 받았고, 같은 달 텍사스의 20세 청년이 샘 올트먼 자택에 화염병을 던졌다는 혐의로 연방기소됐죠. 시의원 자택에 “NO DATA CENTERS”라고 적힌 쪽지가 매트 밑에 끼워져 있었다는 디테일은, 이 운동이 어느 정도 조직화돼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5월 18일에는 텍사스 농업장관 시드 밀러가 주 내 하이퍼스케일 신규 건설 모라토리엄을 요구했고, 다음 날 사우스캐롤라이나 낸시 메이스 공화당 의원이 1년 모라토리엄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민주당이 아닌 공화당 의원이 규제 법안을 낸 점이 흥미로운데요, AI 반대 정서가 당파를 가르지 않고 번지고 있다는 증거로 읽힙니다.
스탠퍼드·UC버클리 공동 여론조사(WSJ 인용)를 보면, 미국 민주당 지지자 중 ‘AI 혁신을 최대한 가속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약 30%에 그쳤습니다. 공화당은 50%, 테크 창업자는 77%였고요. 정당·계층 간 격차가 이렇게 큰 이슈는 흔치 않습니다. Blue Rose Research가 지난 1년간 39개 정치 의제의 중요도 상승 속도를 측정했는데, AI가 1위였습니다. 경제·이민·외교 다음 우선순위로 진입했어요.
156조 원이 막혔다는 게 데이터센터 관련주에 무슨 의미인가
한국 전력기기 3사의 미국 익스포저가 큰 만큼, 이 숫자는 그냥 넘어갈 게 아닙니다. 한국경제 2025년 12월 보도(기사 링크)에 따르면 북미 송배전 장비 시장은 2030년까지 약 179조 원 규모로 커질 전망인데요. 이 가정의 기반이 흔들리는 첫 신호가 지금 나오고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변압기 리드타임이 최대 5년까지 늘어났다는 건 한국 업체들에게 분명히 호재입니다. 비즈니스포스트 보도(2026년 4월 3일자)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고전압 변압기 시장에서 점유율 15~20%를 가져가고 있죠. 그런데 5년치 backlog는 5년치 데이터센터 수요가 실제로 발생할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156조 원이 좌초됐다는 건 그 backlog의 약속어음 일부가 부도났다는 뜻입니다. 다른 지역으로 옮겨 짓는다 해도, 인허가·전력 계약·민원 합의에 들어가는 시간이 길어지면 한국 데이터센터 관련주 입장에서는 매출 인식 시점이 뒤로 밀려요. 분기별 실적 가시성이 흔들리면 멀티플도 같이 흔들립니다.
또 한 가지, 빅테크 자본지출 자체는 그대로일 가능성이 큽니다. OpenAI·Anthropic 등 AI 기업이 미국 중간선거에 수억 달러를 쏟아붓는 이유가 그거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데이터센터에 “PR 도움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점은, 이 산업이 정치적 보호를 적극적으로 구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그 자본지출이 ‘어디에 짓느냐’는 다시 그려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한국 데이터센터 관련주의 신규 수주 분포도 바뀝니다.
정리하면 두 가지가 동시에 벌어집니다. 첫째,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 총량은 줄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그 건설이 어느 주에서 진행되느냐는 크게 변합니다. 한국 전력기기 종목 입장에서는 두 번째 변수가 분기 실적의 변동성을 키웁니다.
데이터센터 관련주 중 두 가지 압력을 받는 종목들

한국 전력기기·AI 인프라 종목은 지금 두 방향에서 압력을 받습니다. 첫째, 미국 현지 데이터센터 좌초가 지속되면 5년치 수주 잔고의 질이 흔들립니다. 둘째, 이미 미국 현지에 공장을 깐 업체는 현지 매출 비중이 높아진 만큼 미국 정치 리스크 노출도가 동시에 올라가요. 효성중공업의 멤피스 공장과 HD현대일렉트릭의 앨라배마 공장이 그 사례입니다.
아래 표는 미국 데이터센터 backlash와 직접 연결되는 한국 데이터센터 관련주와 각 종목이 받는 압력 지점을 정리한 겁니다. 표 아래 코멘트는 제가 직접 짚는 시각입니다.
| 종목 | 미국 익스포저 | backlash 압력 포인트 |
|---|---|---|
| HD현대일렉트릭 | 북미 초고압 변압기 시장 점유율 15~20%, 앨라배마 제2공장 증설 중 | 미국 데이터센터 좌초 시 5년 backlog의 지역 분포 재조정 |
| 효성중공업 | 멤피스 765kV 공장 (미국 내 유일), 1.57억 달러 추가 투자 | 현지 매출 비중이 커질수록 미국 정치 리스크 직접 노출 확대 |
| LS일렉트릭 | xAI 데이터센터 부품 공급, 미국 유틸리티 4,598억 원 수주 | NAACP의 xAI 미시시피 가스터빈 소송 진행 — 공급 일정 지연 가능성 |
| 산일전기 | 특수 변압기 미국 수출 확대 | 중소형 수주 의존도 — 한 건 좌초의 분기 실적 영향이 크다 |
| 지엔씨에너지 | 데이터센터 비상발전기 공급 | 데이터센터 건설 자체 지연 시 매출 인식 시점 후행 |
자료: WSJ, 한국경제, 비즈니스포스트 보도 종합 / 정리: 머니뉴스픽
개인적으로 가장 주시하는 종목은 LS일렉트릭입니다. 작년 말 일론 머스크의 xAI에 데이터센터 부품을 공급한다고 공시했는데, NAACP가 xAI를 상대로 미시시피주 가스터빈 무허가 운영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공급사가 직접적인 법적 리스크에 들어간 건 아니지만, xAI 사업이 지연되면 LS일렉트릭의 해당 수주 인식 일정이 영향받을 수 있죠. 시장이 이 부분을 아직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봐요.
효성중공업의 경우, 멤피스 공장이 미국 내 유일한 765kV 초고압 변압기 생산 기지라는 점이 강점인 동시에 리스크입니다. 미국 내에서 만든 제품의 미국 내 매출 비중이 커질수록, 미국 정치·여론 리스크의 직접 노출도가 올라갑니다. HD현대일렉트릭 앨라배마 공장도 같은 맥락이고요. 두 회사 모두 펀더멘털은 강하지만, ‘미국 익스포저’가 양날의 검이 되는 구간에 진입했다고 봅니다.
중소형 데이터센터 관련주 중에서는 지엔씨에너지(비상발전기)와 산일전기(특수 변압기)도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매출 절대 규모는 대형 3사보다 작지만, 수주 한 건의 매출 기여도가 큰 만큼 미국 데이터센터 한 건 좌초의 충격이 분기 실적에 더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어요.
내가 보는 결론: 펀더멘털과 시장 가정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
내 결론은 이렇습니다. 한국 전력기기 3사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합니다. 효성중공업의 멤피스 765kV 공장은 미국 내 유일한 시설이고, HD현대일렉트릭의 작년 영업이익 9,953억 원은 미국 매출이 만들어낸 핵심 동력이었죠. 이건 사라지지 않습니다. 미국 변압기 공급 부족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는 데이터센터와 무관하게 존재하는 거대한 수요입니다.
다만 시장이 이 종목들을 ‘미국 AI 인프라 무한 수요’라는 단일 내러티브로 평가해온 점은 다시 봐야 합니다. 156조 원 좌초는 그 무한 수요 가정에 들어간 첫 번째 균열이에요. 나는 backlog 총량보다 ‘신규 수주의 지역 분포’를 봅니다. 지난 1년간 어느 주에서 수주가 났는지, 그 주에서 데이터센터 인허가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 이게 향후 12개월 주가 변수가 된다고 봐요.
남들은 미국 변압기 시장의 5년 리드타임만 보지만, 나는 그 리드타임이 어느 지역 데이터센터 인허가에 묶여 있는지를 봅니다. 같은 5년 backlog라도 텍사스·미주리에 묶인 backlog와 버지니아·노스다코타에 묶인 backlog는 질이 다릅니다. 데이터센터 반대 운동이 약한 지역의 수주 비중이 높은 종목이 결과적으로 더 안정적이라고 보는 거죠.
앞으로 6개월, 데이터센터 관련주에서 봐야 할 지표
단기 트리거 (3개월 이내)
사우스캐롤라이나·텍사스 모라토리엄 법안의 입법 진행 상황이 첫 번째 단기 변수입니다. 둘 다 통과되지 않더라도 다른 주에 미치는 시그널이 큽니다. 두 번째는 빅테크 Q2 자본지출 가이던스 — 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구글의 7~8월 실적 발표에서 ‘데이터센터 부지 변경’ 또는 ‘인허가 지연’ 멘션이 나오는지 체크할 필요가 있어요. 한 번이라도 명시적으로 나오면 한국 데이터센터 관련주 멀티플에 영향이 옵니다.
중기 트리거 (6개월 이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AI·데이터센터 의제가 어느 수준으로 부각되는지가 핵심입니다. Blue Rose Research 조사(WSJ 인용)에 따르면 AI는 지난 1년간 39개 정치 의제 중 중요도 상승 속도가 가장 빠른 이슈입니다. 만약 중간선거에서 이 의제로 당선된 의원이 늘어나면, 2027년 입법 시즌부터 연방 차원 규제 논의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어요.
한국 측 지표로는 전력기기 3사의 분기별 신규 수주 공시를 봐야 합니다. 한국거래소(KIND 전자공시)에서 분기 단위로 확인 가능합니다. 특히 어느 주(state), 어느 유틸리티 발 수주인지가 지역 분포 시그널이고요. 환율도 변수입니다. 미국 정치 리스크가 커지면 달러 약세 압력이 들어올 수 있고, 그러면 미국 매출 비중이 큰 한국 데이터센터 관련주는 환산 매출에 일부 부담을 받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은행 외환시장 동향(한국은행 외환시장 페이지)과 통계청 산업동향 자료도 같이 보면 큰 그림이 잡힙니다. 미국 데이터센터 자본지출 사이클이 한국 전력기기 수출에 어떻게 흘러 들어오는지를 분기 단위로 추적할 수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
미국 데이터센터 반대 여론이 한국 전력기기 종목 주가에 이미 반영됐나요?
부분적으로만 반영됐다고 봅니다. 시장은 여전히 변압기 리드타임 5년이라는 공급 부족 내러티브를 우선시하고 있어요. 156조 원 좌초가 backlog 가시성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컨센서스에 들어가지 않았고, 향후 빅테크 Q2 자본지출 가이던스에서 처음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데이터센터 관련주 비중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요?
직접적인 권유는 하지 않지만, 점검 항목 두 가지는 공유합니다. 첫째, 들고 있는 종목의 미국 매출 비중. 둘째, 그 매출이 어느 지역의 데이터센터 수주에서 나오는지. 이 두 가지가 명확하지 않은 종목이면 비중 조절을 한 번쯤 고려해볼 만합니다.
미국 AI 반대 여론이 단기 이슈일 가능성은 없나요?
가능성은 있습니다. 다만 스탠퍼드·UC버클리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 30%만 AI 가속을 지지하는 점, 그리고 공화당 의원이 모라토리엄 법안을 발의한 점을 보면 단기 트렌드로 보기 어렵습니다. 11월 중간선거 전후로 한 번 더 평가할 시점이 옵니다.
⚠️ 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닌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개인 투자 6년차, AI·반도체·로봇 섹터 집중 분석. 매일 저녁 WSJ·Bloomberg 등 글로벌 경제 매체를 정독하며 팩트 기반의 투자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데이터센터 관련주, 미국서 156조 좌초된 진짜 이유”에 대한 1개의 생각